붕부리의 산행스케치
운문산 얼음굴은 도대체 어디란 말인가? 본문
2. 산행일시 : 2009년 1월 14일 수요일
3. 산행동행 : 나 홀로
4. 산행날씨 : 눈이 내리다 차차 맑아짐
5. 산행코스 : 원서리버스정류장(09:00)-석골사(09:23)-정구지바위(10:13~10:22)-서릉전망바위(11:55~12:03)-
운문산(12:45~13:45)-독수리바위(14:20~14:28)-북릉갈림길(15:22)-큰골합수점(15:58~16:09)-
사리암주차장(16:26)-운문사(16:52~16:57)-운문버스정류장(17:16)
운문산 얼음골코스-운문북릉 산행지도(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원래 오늘 산행계획은 안내산악회를 따라서 남덕유산를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틀 전 갑자기 산악회 총무로부터
참석자 저조로 남덕유산 산행이 취소되었다고 통보가 왔다. 그래서 대체 산행지로 운문산을 산행하기로 했다. 운문산
산행코스 중 아직 미답지인 얼음굴을 찾아보고 운문서릉으로해서 정상까지 올랐다가 하산코스로 지난 2007년 한 차례
산행을 한 적이 있는 운문북릉도 확인차 답사해보기로 했다.
석남사버스정류장에서 밀양행 첫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하늘이 온통 회색빛이고 스산하게 찬바람이 불어오더니 이내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오늘 기상 예보에는 맑다고 되어있는데, 예보와 달리 눈이 내리다니 날씨가 걱정이 된다.
8시 30분 밀양행 버스에 몸을 실고 가지산 터널을 넘어 얼음골로 들어서는데, 눈이 점점 더 내리기 시작하고, 원서리
버스정류장에 내려 눈을 맞으며 운문산을 향해 출발하였다. 눈이 내리니 계획대로 산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눈이 계속 내린다면 운문령 교통통제도 걱정되고, 등로상태도 모르는 미답코스를 산행하기에도 부담이 되어 산행코스를
상운암코스로 운문산에 올랐다가 아랫재로 바로 하산을 하던지, 가지산을 거쳐 석남사로 내려가는 코스로 변경해야될 것
같다. 그런데, 석골사를 지나 팔풍재갈림길을 통과하니 눈발이 점점 약해지기 시작한다. 눈같지도 않은 눈이 내리는
바람에 괜히 등로가 미끄러워 걷는데 지장만 주고 있다. 정구지바위에 도착하니 이제 눈은 완전히 멈추고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더 이상 눈은 내리지 않을 것 같아서 계획대로 얼음굴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정구지바위에서 얼음굴을 올라가는 등로는 처음부터 된비알 오름길 시작되고, 쌓인 눈 때문에 등로가 미끄럽기만 하다.
적설량이 많으면 아이젠을 착용하겠지만 적설량이 채 1cm도 안되니 아이젠을 착용할 수가 없다. 정구지바위 갈림길에서
한 15분여 올라가니 이번에는 큰 바위를 연속해서 넘어가는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눈이 살짝 덮힌 바위를 조심조심 밟고
올라가는데, 쩍 가라진 바위틈 사이로 암굴이 있는지 아래가 시커멓게 보이지 않는다. 아차하는 순간에 실족을 하지
않도록 거의 기다시피 바위틈을 건너갔다. 여기 어딘가에 얼음굴이 있는 듯한데 안내판이 없으니 어디를 얼음굴이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바위너덜지대를 통과하고 난 후, 소나무가 있는 작은 암봉을 돌아 올라갔다. 여전히 등로는
된비알이고, 올라가면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운문산 정상부가 보이기 시작한다. 올라가면서 만나는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억산의 깨진바위와 문바위가 서로 대조을 이루며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암봉에서 대략 40여분 올라가니
이번에는 로프구간이 만나게 되는데, 눈이 살짝 덮힌 암벽을 올라가자니 미끄럽고 힘들기만 하다. 2차례 로프를 통과한
후 12~3분여 올라가니 석골사에서 올라오는 운문서릉 등로와 만나게 되고, 곧 운문서릉 전망바위에 올라서게 된다.
날씨는 이제 완전히 맑아졌고, 간간히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춥다기 보다는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진다. 전망바위에서
운문지맥과 정각분맥 사이 밀양 산내면 일대가 시원스럽게 조망하면서 한 10여분 휴식을 하고, 오늘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는지 발자국 흔적이 없는 운문서릉을 따라 운문산 정상으로 향했다. 운문산 정상에 도착하니 12시 45분, 올라온
등로가 어찌나 미끄럽던지 조심조심 올라온다고 예정했던 시간보다 40여분 늦게 정상에 올라서게 되었다.
운문산 정상에서 아랫재에서 올라온 산객 3분과 만나 양지바른 곳에서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같이 점심을 먹은
후 그 분들을 먼저 보내고, 정상에서 사진을 찍으며 느긋하게 조망을 즐기다보니 어느 듯 1시간이 흘려간다. 오후 1시
45분 정상을 떠나 운문북릉을 향해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운문북릉 들머리에서 산죽이 우거진 북릉길로 접어들어 내려
가는데, 등로는 잔설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 미끄럽기만하고, 산죽잎에은 오늘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있어 스칠 때마다
눈이 떨어져 피부에 닿는 순간적인 차가움이 짜릿하게 느껴진다. 거의 미끄럼을 타듯이 내려가서 마치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날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독수리바위에 올라섰다. 독수리바위에 올라서면 운문북릉과 호거대능선 그리고 그
사이 천문지골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지산 북릉과 북서릉, 가지산에서 운문산을 지나 억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마루금, 가지산에서 지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등 가지산과 운문산의 속살을 훤히 바라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처이다. 독수리바위를 돌아 내려오면 이제 등로는 순탄해진다. 2번째 헬기장을 지나 5~6분여 진행하면
갈림길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길찾기에 주의를 해야 한다. 운문북릉 등로는 비교적 뚜렷한 오른쪽 등로이고, 직진하는
희미한 등로는 아마도 천문지골로 내려서는 길인 듯하다. 2007년 운문북릉을 처음 산행하면서 이 길로 접어들어 알바를
한 적이 있다. 이 갈림길에서 다시 5분여 전진하면 경고판이 있는 북릉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큰골합수점으로
내려가는 등로는 경고판 화살표가 가르치는 오른쪽 등로이다. 철망이 넘어 직진하는 길은 운문북릉을 잇는 등로로
그 끝이 문수선원으로 내려서게 되는데, 비구니들의 수도도량인 문수선원으로 등산객들이 지나가는 것을 막지 위해
철망을 치고 경고판을 붙혀 논 모양이다. 갈림길에서 큰골합수점으로 내려가는 등로는도 초행길인데, 경사가 꽤 되는
내리막길이 연속이고, 낙엽과 눈이 쌓여 여전히 미끄럽기만 하다. 갈림길에서 빨간색 울산오바우 등산시그널을 따라
35분여 부지런히 내려가니 큰골합수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연 며칠째 맹위를 떨치는 동장군때문에 큰골계곡은 꽁꽁 얼어있어 심산의 한 겨울 계곡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큰골합수점을 출발하여 사리암주차장을 통과하는데, 사리암에서 부산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이 버스는
4시 30분에 출발하는데, 운문사버스정류장까지 요금은 1,000원이라고 한다. 내려오는 길에 운문사 경내를 잠시 들러
보고, 운문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17시 16분, 언양행 버스는 이미 버스정류장에 대기하고 있었다. 이렇게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몸을 실으니 버스는 17시 25분에 언양을 향해 출발하였다.
오늘 산행 목적은 허준선생의 스승인 유의태선생깨소 시신을 해부했다고 알려진 운문산 얼음굴을 답사해보는 것인데,
급하게 산행코스를 정하다보니 사전 정보가 미흡한 상태였고, 안내판도 없으니 도대체 어디가 얼음굴인지 알 수가 없다.
운문산 얼음굴 코스는 초입부터 된비알의 연속이고, 바위너덜 지대와 로프를 잡고 암벽을 오르는 구간도 있는 등 험한
산행코스였다. 산의 북쪽 사면이라서 거의 햇빛이 들지 않고, 눈이 내리면 그대로 쌓여있어 겨울철에는 산행을 삼가해야
할 코스였다. 조금 내린 눈이 쌓인 상태에서 험한 등로를 오르자니 어찌나 미끄럽고 위험하던지 혹시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말 주의를 했어야 했다. 눈이 내리거나 비가 내리는 악천후일 때에는 등로 상태를 알 수 없는 초행길를 절대로
가지말아야 한다는 것은 산행의 철칙이거늘... 오늘 그것을 무시한 댓가가 어떤지 절실히 느꼈다.
국도24호선 밀양 산내면 원서리 석골사 입구
지난 가을부터 이어져온 가뭄때문인지 석골폭포에는 폭포수가 없다
석골폭포 상부에서 운문서릉으로 올라가는 들머리
석골사
누가 세웠는지 모르겠지만 팔풍재 갈림길에 있는 장승이 이채롭다
어설픈 설경이 펼쳐진 치마바위
잠깐 내린 눈에 설경이 펼쳐진 암릉 - 이 암릉으로 딱밭재와 상운암갈림길 사이에 있는 927m봉으로 오르는 등로가 있다
정구지바위
정구지바위 바로 앞에 있는 이정표에서 산죽사이로 바로 올라가는 길이 얼음굴로 올라가는 등로이다
여기가 얼음굴인가?
이 소나무가 있는 바위봉 아래 어딘가에 얼음굴이 있는 듯 한데...
운문서릉 향해 올라가던 중 되돌아본 억산(우)에서 문바위로 이어지는 능선 조망
눈이 살짝 덮힌 암벽 구간은 미끄럽기만 하고...
운문서릉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밀양 산내면
가야할 운문서릉 암릉길
이런 천길 낭떠러지 절벽도 있고...
휴! 드디어 운문산 정상부가 보이네
눈이 조금만 더 왔으면 멋진 설경이 펼쳐지련만...
파란 하늘과 어울린 운문산 정상석
운문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지산의 위용
재약산과 얼음골 조망
영산에서 정각산까지 정각분맥 조망
억산과 운문지맥을 바라본 후 운문산 정상을 떠납니다
운문산 정상에서 상운암갈림길 중간에 있는 운문북릉 들머리 - 원안의 나무에 표시된 녹색 화살표 확인
운문북릉 갈림길에서 독수리바위로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런 산죽이 우거진 급경사길이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천문지골
독수리바위의 위용
독수리바위에서 바라본 운문산에서 억산으로 이어지는 운문지맥
운문북릉 조망
독수리바위에서 바라본 운문산정상(오른쪽)과 전망바위(중앙)
독수리바위에서 바라본 가지산
독수리바위에서 머리부분
2번째 헬기장에서 되돌아본 운문산 정상
독도주의지점 갈림길 - 청색선(아마도 천문지골로 내려가는 길 인듯) 방향으로 가면 안됨
운문북릉갈림길 - 화살표가 가르치는 방향이 큰골합수점 방향이다
큰골합수점 갈림길
학심이골 계곡이 큰골합수점과 만나는 지점의 소폭
큰골합수점의 소폭 - 좌측이 학심이골, 우측이 심심이골이고 뒤로 보이는 산이 가지산 북릉이다
큰골의 겨울 풍경
사리암주차장
운문사의 처진 소나무
낙엽도 다 지고 인적이 없는 운문사 돌담길은 호젓하기만 하다
올라갔던 운문산을 다시 한 번 바라보고
석양에 물게 물든 지룡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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