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부리의 산행스케치
운무와 억새에 취한 신불평원 산행 본문
1. 산행번호 : 07-40
2. 산행날짜 : 2007년 10월 4일 목요일
3. 산행동행 : 나 홀로
4. 산행날씨 : 흐림(운무)
5. 산행코스 : 신불산자연휴양림하단(08:33)-청수골산장(08:43)-채이등(10:43~10:45)-함박등(11:03~11:15)-
영축산(12:18~13:07)-신불재(13:57~14:11)-신불산(14:27~14:41)-간월재(15:10~15:16)-
간월산(15:41~16:01)-간월서봉(16:28)-육각정전망대(17:21~17:31)-파래소폭포(17:46~17:58)-
자연휴양림(18:17)
오늘 산행은 지난 9월 22일 에베로리지와 신불평원을 산행하면서 짙은 운무로 광할한 신불평원을 은빛 억새물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신불평원으로 오르기로 했다. 산행코스는 신불평원의 영축산-신불산-간월산 모두 들려보는 코스를 결정하고, 올라가는 코스와 내려오는 코스는 아직 미답지인 청수중앙능선과 간월서릉으로 정했다. 산행준비를 하고 산행들머리인 청수골산장을 향해 출발하는데, 아침 날씨는 햇빛이 쨍쨍하고 맑지만, 짙은 연무로 인하여 가을날씨라기 보다는 오히려 봄날처럼 느껴진다. 오늘도 조망은 썩 좋지 않겠구나 생각하며 청수골산장 입구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청수골산장 입구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새로 짓는 공사를 한다고 주차장에 주차를 못하도록 한다. 할 수 없이 신불산 자연휴양림 하단지구에 입장료(1,000원)와 주차료(3,000원)을 주고 주차를 한 후, 배낭을 메고 산행들머리인 청수골산장을 향해 출발(08:33)하였다.
청수중앙능선-신불평원-간월서릉 등산개념도
청수중앙능선-신불평원-간월서릉 등산지도
* 청수골 산장 -> 채이등 -> 영축산
청수골산장(08:43)를 지나 등산로 초입에 들어서는데, 큰 개 한 마리가 아침부터 웬 불청객인냐고 짓기 시작한다. 청수골 합수점(08:46)을 지나고, 청수우골로 향하는 등로를 따라 약 30m 정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청수중앙능선으로 향하는 첫번째 등산로 들머리가 있고, 다시 약 30m 정도 더 올라가면 좀 더 뚜렷한 두번째 들머리가 있다. 나는 일단 국제신문 등산시그날이 있는 첫번째 들머리로(08:48)를 따라 올라갔다. 들머리에서 한 5분쯤 올라가면 왼쪽으로 묘지가 있고, 여기서 다시 또 7~8분쯤 올라가면 두번째 들머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합류하게 된다. 청수중앙능선 등산로는 들머리부터 약 50여분 정도 꾸준한 된비알을 올라가야 첫번째 봉우리에 올라서게 되는데, 등로 초입부터 산죽이 우거져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등로 양쪽으로 1~2m정도 산죽과 잡목을 시원하게 낫으로 베어나서 비교적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등산로 양 옆으로 잡목 제거한 길은 이 후 영축산까지 이어지는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한 거리의 등산로를 이 길을 찾는 산객을 위해 정말 어려운 일을 하신 것 같다. 덕분에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첫번째 봉을 올라가는 중간에 10여분 휴식을 하고, 첫번째 봉(09:50)에 올라서자 나무가지 사이로 죽바우등이 보인다. 안부로 내려서는데, 맞은편에서 사람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스님 2분이 내려오신다. 안부에서 또 다시 오름길을 따라 약 30여분 오르면 두번째 봉(958m봉)에 오르고, 다시 안부로 내려섰다가 10여분여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바위 전망대(10:35)가 있는 세번째 봉에 도착하게 된다. 이 바위 전망대에서 정면으로 지척에 채이등이 보이고 그 좌, 우로 함박등과 죽바우등이 가까이 조망된다. 바위 전망대에서 채이등을 향해 3분여 가면 채이등을 우회하는 삼거리(10:39)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왼쪽이 영축산 방향이고, 오른쪽이 죽바우등과 시살등 방향이다. 삼거리에는 구군가가 작은 이정표를 세워나서 오가는 산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삼거리에서 채이등을 오르기 위해서는 죽바우등 방향으로 약 30m 정도 가다 왼쪽으로 비탈진 등로가 보이는데, 이 길을 따라 2~3분 올라가면 채이등 정상이다. 채이등 정상에 도착하니 아침부터 밝게 비치던 햇살은 어디로 가고, 하늘은 온통 회색빛 구름으로 덮혀있다. 어느새 통도사 방향으로부터 운무가 가득하여 죽바우등과 함박등 바로 아래로 밀려와 통도사 방향으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채이등을 출발(10:45)하여 암릉을 따라 함박등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허기가 지고 발걸음이 무겁기만하다. 아무래도 아침을 호박죽 한 그릇으로 대신했는데, 그것이 식사로는 부실했던 모양이다. 함박재 백운암 갈림길(10:55) 지나고, 함박등 정상(11:03)에 올라 10여분 휴식과 간식을 먹으며 주위를 조망하는데, 가야할 영축산 정상이 보였다가 운무에 일순간 사라진다. 함박등을 출발(11:15)하여 등산로를 벗어나 암릉을 따라 가면서 시시때때로 변하는 운무와 조금씩 가을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수목과 암봉이 어울러진 환상적인 모습을 감상하면서 쉬엄쉬엄 영축산으로 향했다. 비로암갈림길(12:09)을 지나고, 영축산 정상에 도착(12:18)하여 바라본 더넓은 신불평원의 억새는 이미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하고, 금강골로는 온통 운무에 쌓여있고, 저 멀리 가야할 신불산 정상도 운무때문에 보일락말락 한다. 정상에서 잠시 주위 조망과 사진을 찍고 난 후, 나무 그늘 아래에 자리를 펴고 점심 식사를 한 후, 밀려오는 식곤증 때문에 한 10여분 꿀맛같은 낮잠을 즐겼다.
청수중앙능선 산행 들머리
채이등 우회 삼거리 이정표
채이등 정상목
채이등에서 바라본 죽바우등(오른쪽 암봉)
채이등에서 바라본 함박등에는 운무가 밀려오고...
함박등에서 바라본 운무가 밀려오는 죽바우등과 채이등
가을색으로 물들어가는 암릉
함박등에서 바라본 올라왔던 청수중앙능선
함박등 정상 표시판과 가야할 영축산으로 이어지는 영축지맥 조망
함박등에서 신불산과 신불평원 조망
다시 되돌아 본 운무에 쌓인 죽바우등과 채이등의 암릉
되돌아본 함박등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운무에 가린 죽바우등을 비롯하여 지나왔던 채이등과 함박등 조망
억새 너머로 운무에서 모습을 들어내는 가야할 영축산 정상 조망
영축산 정상에서 지나왔던 영축지맥 능선 조망
영축산 정상에서 바라본 운무에 가려진 신불산 정상과 신불평원
영축산 정상에서
*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영축산 정상을 출발(13:07)하여 신불평원으로 내려서는데, 평일인데도, 신불평원의 억새를 감상하기 위해 온 산객들이 심심찮게 오가고, 억새밭 사이사이로 삼삼오오 모여 휴식과 식사를 하는 산객들도 눈에 보인다. 변화무쌍하게 밀려오는 운무와 신불평원의 억새를 감상하면서 이 곳, 저 곳 사진을 찍으며 유람하듯 신불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신불평원의 능선을 오른쪽으로 운무에 쌓인 금강골의 기암괴석이 신비로움과 왼쪽으로 더넓은 신불평원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활짝 핀 억새에 취해 느릿느릿 걷다보니 신불재 도착(13:57)하였다. 신불재에서 가천마을쪽으로 약 150m를 내려가서 신불재샘에 도착(14:00)하여 꿀물같은 샘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풀고 다시 신불재로 올라와서 데크 벤치에 앉아 5분여 휴식과 간식을 먹고, 신불산을 향해(14:11) 올라가는데, 신불산 정상이 온통 운무에 쌓여 보이지 않는다.
신불산 정상에 도착(14:27)하니 온통 운무 속에 파묻혀 20m 앞도 보이지 않는다. 주막에 들어가 막걸리 한 잔에 목을 축이며 혹시라도 운무가 걷힐까 기다렸지만 도무지 걷힐 생각을 하지 않는다. 더 이상 시간을 소비할 수 없어 정상석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찍고 간월재를 향해 출발(14:41)하였다. 간월재에 도착(15:10)했는데도 여전히 운무 속이라서 간월재의 억새 장관을 볼 수 없고, 데크 위에 꽤 많은 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휴식을 하고 있다. 간월재 샘물(15:12)로 내려가 샘물 한 모금을 마시고, 다시 간월산을 향해 출발(15:16)하여 오름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중간에 간월 공룡능선길을 묻는 한 무리의 산객분들에게 길을 상세히 가르쳐 드리고, 간월산 정상에 도착(15:41)하였는데도 여전히 운무 속이라서 사방이 아무것도 조망되지 않는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을 하고 간월서릉으로 내려갈려고 하는데, 회사에서 급한 전화가 왔어 통화를 하다보니 정상에서 20여분간 시간을 소비했다.
바람에 춤을 주는 억새와 밀려오는 운무
되돌아 본 영축산 정상
에베로리지 조망
억새 너머로 지나왔던 영축지맥의 능선들이 조망되고
신불평원의 억새물결
다시 되돌아본 신불평원 영축산 정상
운무에 쌓인 아리랑리지 정상부
신불재와 신불산 조망
신불재대피소에서 운무가 밀려오는 신불산 정상 조망
신불재 대피소 샘
신불산을 오르던 중 되돌아본 신불재에는 운무가 밀려오고...
신불산 정상에 도착하니 온통 운무 속
신불산 정상에서
간월재에도 역시 온통 운무 속
간월재 샘
간월산 정상에서
* 간월산 -> 간월서봉 -> 육각정전망대 -> 파래소폭포
간월산 정상에서 20여분간 휴식을 하고, 간월서봉을 향해 출발(16:01)하는데, 일순간 운무가 걷히면서 가야할 간월서릉의 잠시 모습을 들어낸다. 지형을 잘 숙지하고, 간월서봉을 향해 내려서는데, 이 길은 산객들이 잘 다니는 길이 아니라서 그런지 등산로가 협소하고 좌우로 키가 작은 잡목과 수풀이 연신 몸을 자꾸 스쳐 여간 성가시기만 하다. 간월산 정상에서 잡목과 수풀을 헤집고 한 15분 정도 내려오면 간월재에서 배내고개로 향하는 임도(16:14)를 내려서게 되고, 배내고개 방향으로 잠시 임도(50m 정도)따라 걷다가 바로 다시 임도 왼쪽으로 난 등산로 따라 올라가면 간월서봉으로 올라가게 된다. 등산로에 올라서자마자 다시 희미한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며된다. 임도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바위 전망대(16:26)가 있다. 날씨가 맑다면 이 전망대에서 간월산과 신불산을 바라보는 조망도 일품이리라 생각되지만, 오늘은 운무 속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를 지나 한 2분쯤 오라가면 간월서봉(16:28)에 올라서게 되는데, 간월서봉은 잡목과 잡풀이 무성할 뿐 아무것도 없고, 조망도 좋지 않다.
간월서봉에서 육각정전망대로 향하여 10여분 하산하면 다시 바위전망대(16:37)를 만나는데, 이 곳에서는 정면으로 내려가야할 육각정 전망대와 파래소폭포가 있는 왕봉골과 신불산 자연휴양림 상단 지구가 발 아래로 보인다. 오른쪽으로 저 멀리 운무에 쌓인 재약산 사자봉과 수미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이 곳에서도 날씨가 좋으면 조망이 꽤 괜찮을 것 같다. 잠시 동안 내려가야할 육각정 전망대까지의 능선 지형을 잘 관찰하고, 육각정 전망대를 향해 바삐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바위 전망대에서 한 10여분 내려오면 이제까지와 다르게 큰 나무들이 있고, 평평한 능선 삼거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 곳에서 길을 주의 해야 한다. 육각정 전망대로 내려가는 길은 능선을 따라 왼쪽으로 희미하게 난 길을 따라가야 한다. 여기서부터 임도 만날 때까지는 길은 해묻은 낙엽이 쌓여 있어 길이 매우 희미하여 주의하여야 한다. 간간히 국제신문의 다시찾는 근교산 등산 시그널이 있으니, 그것을 참고를 길을 찾아 내려오면 무난하게 임도(17:01)까지 내려설 수 있다.
콘크리트 포장이 된 임도는 배내골에서 간월재와 신불산 자연휴양림 상단지구로 올라가는 길인데, 능선 정상부를 급하게 왼쪽으로 돌아가는 길 오른쪽으로 육각정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있다. 거의 평지길이나 다름없고, 차가 지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등산로를 따라 한 20여분 걸어가면 육각정 전망대에 도착(17:21)하게 된다. 2단으로 된 육각정 전망대에 올라 신불산을 바라보니 산정은 역시 운무에 쌓여 보이지 않고, 흐린 날씨 인하여 조망이 썩 좋지 않다. 육각정 전망대에서 내려와 파래소폭포로 내려가는 등산로 입구 벤치에서 5분여 휴식을 하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산행을 마치기 위해 급하게 발걸음을 움직여 파래소폭포를 향해 출발(17:31)하였다.
전망대에서 파래소폭포까지는 거리는 약 1km 정도인데, 지그재그 급경사길이라서 주의해서 내려가야 했다. 파래소폭포 도착(17:46)하니,갈수기라서 수량은 적은데도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가 우렁차기만 하다. 매년 1,2 차례 꼭 찾는 파래소폭포지만, 언제 보아도 멋있기만 하여 개인적으로는 영남알프스의 수 많은 폭포 중에 으뜸이라고 생각된다. 폭포 아래에서 10여분간 휴식을 한 후, 오늘 산행기점인 신불산 자연휴양림 하단지구에 도착(18:17)하니 이미 날이 저물어 사방으로 어둠이 밀려오기 시작하고, 시원한 계곡물에 족탕을 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다.
간월산 정상에서 잠시 운무가 거치는 사이 모습을 나타낸 가야할 간월서봉 조망
간월산에서 내려와 임도와 만나는 지점
임도에서 간월서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초입
간월서봉에서 내려오던중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재약산 수미봉과 사자봉
가야할 육각정전망대로 향하는 능선 조망
신불산 자연휴양림 상단지구 향하는 임도에서 간월서봉에서 내려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
육각정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불산 정상
언제 보아도 정말 멋있는 파래소폭포
오늘 산행계획은 휴식을 포함하여 8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채이등에서 신불산 정상까지 가면서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 계획했던 시간보다 1시간 30여분이 더 소요되었다. 초행길인 청수중앙능선은 누군가가 등산로 좌우로 수목을 제거하였고 험로도 없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반면에 간월산 정상에서 육각정 전망대로 내려오는 등산로는 길이 협소하고 등로 좌우로 우거진 잡목과 수풀을 헤집고 산행을 해야했다. 오늘 산행은 신불평원을 뒤덮는 억새 물결을 감상하기 위해서 계획한 산행이었지만, 오늘도 역시 운무와 흐린 날씨로 인해 햇빛을 받으며 더넓은 신불평원을 온통 은빛으로 물결치는 억새의 군무를 감상할 수 없어서 약간 아쉬웠다. 대신 시시때때로 변하는 운무속에 신불산 금강골과 영축산에서 죽바우등으로 이어지는 기암괴석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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