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붕부리의 산행스케치

홀로 걷는 백두대간 31구간 동엽령-육십령 본문

대간·정맥·지맥/백두대간단독종주(완)

홀로 걷는 백두대간 31구간 동엽령-육십령

붕부리 2021. 5. 31. 10:50

1. 산행번호 : 21-17

2. 일     시 : 2021년 5월 30일 일요일

3. 날     씨 : 맑음

4. 동     행 : 나 홀로

5. 산행거리 : 19.0km+5.1km(GPS 측정거리), 대간누계거리 : 637.9km

          안성탐방지원센터-1.6km-칠연폭포-3.5km-동엽령-4.2km-무룡산-2.2km-삿갓재-2.8km-

          월성재-1.4km-남덕유산-1.3km-서봉-4.8km-할미봉-2.3km-육십령

6. 산행시간 : 11시간 20분(이동 : 10시간 10분, 휴식 : 1시간 10분)

           안성탐방지원센터(07:45)-칠연폭포(08:10)-동엽령(09:40~09:45)-무룡산(11:15~11:20)-삿갓재(12:05~12:25)-

           월성재(13:50)-남덕유산(14:55~15:20)-서봉(16:10~16:15)-할미봉(18:20~18:30)-육십령(19:25)

  

백두대간 동엽령-육십령 등산지도

 

 

지난 5월 2일 빼재에서 동엽령까지 때아닌 눈산행을 한 후 4주만에 다시 대간길을 잇는 산행에 나섰다. 요즈음 정년퇴직을 앞두고 기술자격증을 따기 위해 그야말로 학창시절보다 더욱 열심히 학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산행을 줄어들고 운동도 소홀히 하여 오늘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은근히 걱정이 된다. 새벽 4시에 기상을 하여 산행을 출발할 요량으로 어제 11시경에 잠에 들었는데, 새벽 2시경 눈을 깨어난 후 더 이상 잠을 자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결국 새벽 4시에 산행을 준비하고 비몽사몽간에 차를 몰고 육십령으로 향했다. 육십령휴게소에 주차를 한 후, 장계개인택시를 타고 안성탐방지원센터(택시비 36,000원)로 이동하여 산행 준비를 하고 있는데, 막 도착한 국공 직원이 탐방예약을 했는냐고 물어본다. 며칠 전 덕유산국립공원 홈페이지 방문을 하면서 안성-동업령 코스가 탐방예약제를 한다는 것을 알고 예약을 해두었다고 하니 이번에는 탐방시간이 9시부터라고 하면서 입장이 곤란하다고 한다. 현재 시간이 7시 40분인데 9시까지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하고 산행목적지가 육십령이라고 사정을 하여 겨우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산길에 접어드어 아침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걷다보니 새소리와 계곡물소리가 낭랑하게 들리고, 언제 다시 여기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니 올라가는 길에 칠연폭포도 둘러 보았다. 안성탐방지원센터에서 동엽령까지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오름길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산행을 시작한지 거의 2시간여만에 백두대간 마루금 동엽령에 올라서게 되었다. 동엽령에 올라서니 맑은 날씨에 시야가 탁 트이고 조망이 시원시원하지만 바람이 거의 없어 오늘 산행이 꽤나 힘들 것 같은 예감이 든다. 4주 전에는 덕유산에 때아닌 눈이 덮힌 설경을 연출하였는데, 오늘 바라보는 덕유산은 산 전체가 신록이 덮혀 싱그럽기만 하여 변화무쌍한 대자연의 위대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동엽령을 출발하여 장쾌한 덕유 주능선을 따라 무룡산을 향해 진행을 하다보니 반대편에서 오는 산꾼들과 연신 조우를 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산악회에서 온 대간꾼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동엽령에서 무룡산으로 이어지는 등로는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고, 동엽령에서 약 50여분 진행을 하면 무룡산 2.1km 이정표가 있는 무명봉에 올라서면 드디어 오늘 가야할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덕유서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동엽령에서 1시간 30여분 만에 해발 1491.9m인 무룡산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무룡산은 덕유 주능선의 중간에 있는 산으로 정상에서는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덕유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비교해 볼 수 있는데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큰 너울같다면 덕유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거친 파도같은 느낌이라서 앞으로 가야할 길이 만만찮음을 알 수 있다.

 

무룡산을 지나면 삿갓재까지 완만한 경사의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중간에 만나는 데크 전망대에서는 왼쪽으로 월성리와 그 너머로 황석산, 거망산, 금원산, 기백산으로 산마루를 바라보는 전망이 일품이었다. 정오가 막 지나서 도착한 삿갓재대피소에서 20여분 휴식을 하면서 참샘에 내려가서 식수도 보충하였는데, 일요일임에도 사람 한 명 구경하지 못할 정도로 적막강산이었다. 삿갓재에서부터는 지금까지 지나온 무룡산 등로와 달리 경사가 급하고 등로가 까칠하여 발걸음이 점점 더디어지고 삿갓재에서 30여분 만에 오늘 산행의 2번째 봉인 해발 1,418m인 삿갓봉 정상에 올라서게 되었는데, 이름에서 알듯이 삼각봉인 삿갓봉에서의 전망 또한 시원시원하였다. 삿갓봉을 지나면 몇 차례 연봉을 넘어 50여분 진행을 하자 삿갓봉과 남덕유산 사이 안부인 해발 1,214m 월성재에 통과하게 되었다. 월성재에서 남덕유산까지 고도차가 약 300m 올라가는데 이미 산행을 한지 6시간 넘어가고 날씨도 덥다보니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지고 한 발자국 옮기는 것 조차도 힘들기만 하였다. 가다쉬다를 반복하면서 월성재에서 1시간 넘게 씨름을 한 끝에 겨우 오늘 산행의 최고봉인 해발 1,507m 남덕유산 정상에 겨우 올라서게 되었다. 남덕유산은 서쪽에 있는 덕유서봉과 함께 일대에서 우뚝 솟은 봉이라서 그야말로 사방으로 일망무제 조망을 자랑하는데, 특히 남덕유산에서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웅장한 덕유 주능선을 바라보는 전망이 환상적이다. 또한 남쪽으로 백두대간 백운산을 너머 지리산 산그리메를 바라볼 수 있는데 오늘은 아쉽게도 연무로 인해 지리산을 보이지 않았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휴식을 하면서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걷기 시작하여 덕유서봉을 향해 올라가는데, 이미 지칠대로 지친 몸으로 덕유서봉의 급경사길과 가파른 철계단을 오르자니 죽을 맛이고, 몇 발자국 옮기고 숨고르기 하고를 반복하면서 겨우 덕유서봉 정상에 올라서게 되었다. 일명 장수 덕유산으로 불리는 해발 1,492m 덕유서봉은 그 높이가 남덕유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보니 역시 일망무제 조망을 자랑하였다. 덕유서봉에서 육십령까지 남은 7km 정도 되는데, 덕유서봉에서 바라보니 할미봉을 한 번 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고도차가 별로 없는 능선길이라서 다소 위안이 되었다. 덕유서봉을 지나자 급격히 고도를 떨어뜨리는 바위와 비탈로 된 내리리막길이 한참 이어져 조심조심 진행해야만 했고, 대략 해발 900m 정도로 내려가니 이 후 고도차가 없는 능선길이 시작되지만 산행을 한지 10시간 되다보니 체력이 고갈되어 가면갈수록 걸음 속도가 떨어져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을 걷는 느낌이었다.

 

덕유서봉에서 2시간을 진행하여 할미봉 전위에 있는 암봉에 올라서서 가야할 할미봉을 바라보니 급경사 계단길이 바로 앞으로 보이는데, 입에서 저절로 아이고야하는 탄식이 나오고, 마지막 피치를 다하여 겨우겨우 계단길을 올라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인 해발 1,026m 할미봉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다. 할미봉 정상에서 바라본 남덕유산과 덕유서봉은 기골이 장대한 두 장수가 서로 힘겨루기를 하듯이 우뚝 솟은 산세가 장관이다. 할미봉을 지나면 암릉으로 된 급경사 내리막이 한 동안 이어져 조심조심 내려가야만 했고, 이 후 고도차가 없는 능선길을 힘없이 털래털래 발걸음을 옮겨 산행을 시작한지 11시간 40여분 만에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백두대간 육십령에 무사히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게 되었다.

 

오늘 산행한 동엽령-남덕유산 구간은 내게는 아련한 추억이 있는 산행코스이다. 30여년 전인 90년 가을 처음로 막영산행(요즈음 말하는 비박산행)을 떠난 코스가 바로 남덕유산에서 향적봉까지 덕유산 종주 산행이었다. 당시 회사 동료 직원의 텐트를 빌려 겁없이 나 홀로 막영산행에 나섰고 아마도 동엽령 근처에서 보름달 아래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냈던 추억이 아련하기만 한 코스이다. 그 후 25년이 지난 2015년 다시 한 번 덕유산 종주 산행에 나섰고 삿갓재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기억도 있는 코스이다 다만 2번을 덕유산 종주를 하면서 덕유서봉 못 가본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오늘 드디어 덕유서봉도 오름으로 해서 이제 덕유산의 주요 봉들을 모두 다 올라서게 되었다. 고수 산꾼들의 종주코스인 덕유산 당일 육구종주도 해보고 싶지만 내 능력으로는 부족하고 앞으로 한 5~10년 후 덕유산의 아련한 추억을 되새기며 1박2일 코스로 육구종주도 해보는 것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체력적으로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이제 덕유산 구간도 통과하게 앞으로 5구간만 진행을 하면 나 홀로 백두대간 종주 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까지 묵묵히 대간길을 걸어온 내 의지가 대견스럽기만 느껴진다. 

 

 

용추계곡 문덕소

칠연폭포

동엽령에 올라서서 바라본 안성방면 전망

병곡 방향 전망

동엽령을 뒤로 하고

앞으로 가야할 능선

뒤돌아본 향적봉 방향 전망

병곡방향 전망

줌으로 당겨본 수도산(좌)와 가야산(우)

겹겹히 보이는 거창을 산들

향적봉 방향 전망

드디어 앞으로 가야할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덕유서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무룡산(좌), 삿갓봉, 남덕유산(중), 덕유서봉(우)

무룡산에서 바라본 향적봉

무룡산에서 바라본 남덕유산(좌)과 덕유서봉(우)

금원산과 기백산(좌) 능선과 황석산, 거망산, 월봉산(중)과 남령재(우)

되돌아본 무룡산

황점마을과 그 뒤로 금원산 기백산 능선(좌)와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 능선(우)

남덕유산(좌)와 삿갓봉(우)

삿갓봉에서 바라본 향적봉(좌)와 무룡산(우)

삿갓봉에서 바라본 금원산 방향 전망

삿갓봉에서 바라본 앞으로 가야할 남덕유산(좌)와 덕유서봉(우)

장수군 계북면 방향 전방

월성계곡

월성재에 내려서기 전 바라본 남덕유산 

큰앵초

남덕유산 정상

남덕유산에서 바라본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 주능선

황점마을 방향 전망

남령재를 지나 월봉산(중)으로 이어지는 남덕유산 동릉

함양군 서상면 일대 전망

향적봉(우) 서쪽 방향 전망

앞으로 가야할 덕유서봉

앞으로 가야할 할미봉(중)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덕유서봉으로 올라가는 계단길

서봉을 오르면서 되돌아본 남덕유산

덕유서봉에서 할미봉(좌)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덕유서봉 정상

덕유서봉에서 바라본 향적봉(좌)와 덕유 주능선

남덕유산

앞으로 가야할 할미봉으로 이어지는 대간마루금

덕유서봉의 서릉

장수군 장계면 방향 전망

함양군 서상면 방향 전망

되돌아본 덕유서봉의 암릉

할미봉 너머로 다음 구간에 가야할 백운산(중)이 보이고

장계면 일대 전망

되돌아본 덕유서봉

남덕유산

쌍둥이 산 같은 덕유서봉(좌)와 남덕유산(우)

할미봉

할미봉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라본 덕유서봉과 남덕유산

할미봉에서 바라본 덕유서봉과 남덕유산

남덕유산에서 남령재로 이어지는 능선

할미봉 암릉 너머로 보이는 월봉산

앞으로 가야할 육십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과 그 너머 다음 구간에 가야할 깃대봉(좌)

깃새봉 아래로 보이는 장수목장

되돌아본 할미봉 암릉

육십령 충영탑

육십령 입석과 생태터널

감사합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