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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부리의 산행스케치

홀로 걷는 백두대간 30구간 빼재(신풍령)-동엽령 본문

대간·정맥·지맥/백두대간단독종주(완)

홀로 걷는 백두대간 30구간 빼재(신풍령)-동엽령

붕부리 2021. 5. 2. 22:56

1. 산행번호 : 21-15

2. 일     시 : 2021년 5월 2일 일요일

3. 날     씨 : 흐렸다가 차차 맑아짐

4. 동     행 : 나 홀로

5. 산행거리 : 13.3km+8.2km(GPS 측정거리), 대간누계거리 : 618.9km

         빼재-3.0km-갈미봉-3.3km-지봉-1.7km-횡경재-3.1km-백암봉-2.1km-향적봉-2.1km-백암봉-2.2km-

         동엽령-4.0km-병곡        

6. 산행시간 : 10시간(이동 : 9시간, 휴식 : 1시간)

         빼재(07:50)-갈미봉(09:10)-지봉(10:50~11:00)-횡경재(11:40)-백암봉(13:05~13:15)-향적봉(14:15~14:50)-

         백암봉(15:35)-동엽령(16:25~16:30)-병곡(17:50)

 

 

백두대간 빼재(신풍령)-동엽령 등산지도

 

 

백두대간을 종주를 하면서 덕유산과 지리산 구간은 설악산 구간을 지날 때처럼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1박 2일로 산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대피소 숙박이 안되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구간을 나누어 산행해야 한다. 빼재에서 육십령까지 이어지는 덕유산 구간을 2개 구간으로 나누는 지점을 삿갓재로 할까 동엽령으로 할까 고심을 하다가 대간에서 벗어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높은 산인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을 갔다올 요량으로 동엽령을 분기점으로 하기로 했다. 지난 4월 8일 부항령-빼재 구간을 산행한 후 국립공원 주요 등산로가 4월 30일까지 산방기간으로 통제가 되어 대간 종주산행을 미루고 있다가 통제가 풀리자말자 첫 휴일인 오늘 빼재-동엽령 구간 산행하기로 했는데,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오늘 산행을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심하다가 오늘 8시부터 비가 거치고 날씨가 맑아진다고 기상예보를 보고 계획대로 산행에 나서게 되었다.

 

울산에서 차를 몰고 새벽공기를 가르며 달려 산행종점인 병곡횟집 도착을 하니 이슬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주차를 하고 곧 바로 미리 예약해둔 거창 위천개인택시(010-3326-8808)가 도착을 하여 택시를 타고 산행기점인 빼재(택시비 3만원)로 향했다. 빼재에 도착을 하니 운무속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 을씨년스럽기만 하고, 춥기도 하여 서둘러 산행을 시작하여 산길에 접어드니 비는 더 이상 내리지 않지만 빗물을 머금고 있는 나뭇잎과 수풀로 인해 옷이 젖기 시작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뭇잎들이 아직 어린 새싹이라서 금방 옷이 흠뻑 젖지는 않았다. 해발 약 880m인 빼재에서 고도를 야금야금 올리기 시작하고 진행을 하다보니 등로 옆으로 하얀 얼음조각들이 간혹 보이는데, 아마도 어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때 설악산에 눈이 내렸다고 하는데, 여기에도 눈이 내린 모양이다. 온통 운무 속이라서 등로 좌우로 보이는 것은 나무 뿐이고, 미끄러운 산길을 조심조심 걸으며 몇 개의 연봉을 넘고 약 1시간 정도 진행을 하자 거짓말처럼 하얗게 쌓인 눈이 보이기 시작는데,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산행을 하면서 초여름에 접어드는 5월에 눈을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서 신기할 따름이었고, 고도를 높일수록 적설량이 조금씩 많아져 등산화를 덮을 정도이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20여분 만에 작은 정상석이 있는 갈미봉을 도착하게 되었는데, 갈미봉 정상은 산 봉우리라기 보다는 능선의 높은 지점에 불과하고 사방 잡목으로 조망은 없었다. 갈미봉에서 약 30여분 더 진행을 하자 대봉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는데, 정상석은 없고 이정표에 대봉이라고 표시만 되어있을 뿐이고, 진행방향으로 조망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운무로 인해 아무 것도 볼 수가 없었다. 생각하지도 않던 눈산행이다보니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걷다보니 발걸음이 더디기만 하였다. 이제 막 새싹이 피기 시작한 나무에도 눈이 쌓여 어설픈 설경을 연출하였고, 쌓인 눈 사이로 보이는 푸른 잎의 잡초가 색다른 설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여만에 지봉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고, 정상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하고 있는데, 순간 구름이 걷치면서 송계사 방향으로 전망이 살짝 열렸다가 감질나게 이내 닫아버렸다.

 

지봉을 뒤로 하고 걷다보니 차츰 운무가 걷치기 시작하면서 간간히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지봉에서 약 40여분 진행을 하자 송계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횡경재를 통과하게 되었다. 빼재에서 횡경재까지는 나를 앞서 간 산객이 없다보니 눈길에 오로지 내 발자국만 남겼는데, 횡경재부터는 앞서 간 산객의 발자국이 있고 눈이 녹아서 등로는 더욱 미끄럽기만 하였다. 횡경재에서 약 20여분 진행을 하면 등산지도상의 귀봉을 통과하게 되는데, 아무 표시도 없고 구릉같은 정상을 살짝 우회하여 진행을 하다보니 귀봉인지 아닌지 모르고 진행하였다. 진행을 하다보면 등로 오른쪽으로 나뭇가지 사이로 구름이 반쯤 덮혀있는 중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귀봉에서 등산지도 상에 상여덤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봉을 넘고 횡경재에서 약 1시간 25분여 진행을 하자 드디어 백두대간과 덕유산 주능선이 만나는 백암봉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다. 백암봉 정상에는 정상석은 없고 등산 안내판과 이정표만 있는데, 백두대간과 덕유주능선의 분기점이니 정상석이 있었음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암봉에서 반대편 다음 구간에 가야할 남덕유산도 구름이 넘고 있고 앞으로 가야할 향적봉에도 운무가 살짝 덮고 있었다.

 

백암봉에서 백두대간을 벗어나 향적봉으로 향하는 등로에는 눈이 녹아서 질퍽질퍽하기만 하고, 등로 옆으로 진달래의 가냘픈 꽃잎이 어제 내린 눈으로 축처진 모습이 애처롭기만 하였다. 중봉에 오르니 덕유산 주능선을 넘던 구름도 완전히 걷히고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 주능선은 간밤에 내린 눈으로 생각지도 않던 5월의 설경이 감탄을 자아내게 하였다. 일요일이다보니 중봉에서 향적봉으로 가는 길에는 심심찮게 산객들이 오가고 향적봉에 올라서니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2~30여명 정도가 정상 이곳저곳에서 때아닌 설경을 구경하면서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덕유산은 남한에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지만 향적봉은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고 올라오면 누구나 쉽게 올라올 수 있어 산이기도 산의 정상이라기보다는 관광지화된 느낌이었다. 고산이다보니 향적봉은 사방으로 일망무제 조망을 자랑할 뿐만 아니라 향적봉에서 중봉 사이 덕유평전에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주목나무와 구상나무가 군락지가 있고 겨울에는 설경, 여름에는 야생화 천국으로 유명한 산이다. 향적봉에서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덕유주능선은 산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종주산행코스롣 유명하고 나도 2번 종주를 한 경험이 있는 코스이다. 

 

향적봉에서 감흥을 뒤로 하고 다시 백암봉으로 유턴을 한 후, 덕유주능선을 따라 50여분 진행을 하자 동엽령에 도착하게 되었고, 동엽령에서 금줄을 넘어 병곡마을 방향으로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병곡마을로 내려가는 등로는 비법정탐방로이지만 진행을 하다보니 이정표도 잘 되어 있고, 중간중간에 쉼터도 있고, 비탈길에는 나뭇계단 등 안전시설도 잘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특별히 위험한 장소도 없는데 왜 비탐구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었다. 동엽령에서 2.5km 정도 능선길과 사면길된 내리막길을 줄곧 1시간여 정도 내려가면 빙기실계곡을 건너는 나무다리를 만나게 되었고, 이 후 계곡 왼쪽 넓은 길을 따라 1.5.km 정도 걸어가면 비법정탐방로 출입 감시카메라가 있는 등산로 날머리에 도착하게 되었다. 감시카메라를 지나자마자 양어장이 보이고 이 후 양어장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병곡횟집 앞마당을 지나서 주차를 해둔 병곡횟집 앞 도로에 도착을 하여 백두대간 빼재-동엽령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오늘 산행한 백두대간 빼재-동엽령 코스는 코스 전체가 육산인데다가 경사가 완만하고 연봉을 넘어면서도 고도차가 심하지 않아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코스이었다. 하지만 때아닌 눈산행을 하다보니 아이젠 없어 미끄러운 눈길을 조심조심 걷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비되었다. 지난 이틀 동안 봄을 시샘하는 추운 날씨와 비가 내린 직후에 산행을 하다보니 생각지도 않던 5월의 덕유산 설경을 보게 되는 행운도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날씨가 좋아져서 덕유산 주능선에서 환상적인 풍경과 일망무제 조망을 즐긴 평생 영원히 잊지못할 멋진 산행이었다.

 

 

 

산행기점인 빼재

철쭉이 홀로 걷는 산객을 반겨주고

신풍령쉼터

오잉 5월인데 눈이...

대봉 정상 이정표

지봉에서 순간 구름이 거치면서 바라본 보이는 풍경

횡경재

귀봉과 백암봉 중간 봉에서 바라본 사진 오른쪽 남덕유산는 아직 구름이 덮혀있고

기백산와 금원산(중) 방향 전망

거창 방향 전망

백암봉을 오르면서 되돌아본 지나온 백두대간 마루금

백암봉

백암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방향은 아직 구름이 덮혀있고

구름이 덮고있는 중봉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는 향적봉(좌)

중봉

중봉을 오르면서 되돌아본 남덕유산 방향 전망

무주 안성면 방향 전망

중봉에서 바라본 향적봉

올라왔던 백두대간 너머로 가야산(중)이 보이고

중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방향 전망

향적봉

향적봉에서 바라본 민주지산(중)

지난 구간에 걸었던 대덕산, 초점산, 삼봉산이 보이고

오늘 걸어왔던 백두대간 마루금 너머로 가야산이 보이고

줌으로 당겨본 수도산(좌)와 가야산(우)

설천봉 방향 전망

줌으로 당겨본 설천봉 상제루와 그 너머로 보이는 적상산

무주군 안성면 방향 전망

향적봉에서 바라본 중봉(좌)에서 남덕유(우)로 이어지는 덕유산 주능선

중봉에서 바라본 민주지산(중)

중봉에서 대덕산(좌) 방향 전망

중봉에서 바라본 올라왔던 백두대간 마루금 

금원산 방향 전망

줌으로 당겨본 기백산, 금원산, 황석산, 거망산(좌→우)

중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덕유 주능선

줌으로 당겨본 무룡산(좌), 남덕유산(중), 장수덕유산(우)

구름 아래로 어렴풋이 지리산 천왕봉(좌)와 반야봉(우)이 보이고

되돌아본 향적봉(좌)와 중봉(우)

다시 백암봉으로 

백암봉에서 바라본 향적봉과 중봉

백암봉에서 올라왔던 백두대간을 바라보고

백암봉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오늘 하산을 할 병곡마을 방향 전망

안성면 방향 전망

병곡마을 방향 전망

동업령

동업령에서 안성 방향 전망

동엽령 전망데크

전망데크에서 병곡마을 방향 전망

병곡마을 코스 빙계실계곡 다리

산행 날머리인 병곡횟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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