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부리의 산행스케치
가지산 심심이골과 학심이골의 만추 본문
1. 산행번호 : 08-43
2. 산행일시 : 2008년 10월 30일 목요일
3. 산행동행 : 나 홀로
4. 산행날씨 : 맑음(연무)
5. 산행코스 : 호박소휴게소(07:50)-구룡소폭포(08:05)-805m안부(08:44)-1080m전망바위(09:17~09:26)-
아랫재(10:03)-북서릉초입(10:33)-큰골합수점(11:19~11:34)-쌍폭(12:09)-비룡폭포(12:33)-
학소대폭포(12:45~13:30)-쌀바위(15:14~15:24)-가지산정상(16:08~16:30)-호박소휴게소(17:50)
가지산 심심이골-학심이골-용수골 산행지도(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가을이 깊어가면서 가지산의 학심이골, 심심이골 등 때묻지 않은 심산유곡의 가을 풍광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밀려온다. 그 아름다움 찾아 가지산을 산행하기로 결정하고 어떻게 하면 가지산의 가을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구국도 24호선 호박소휴게소(제일관광농원)에서 주례골-심심이골-학심이골-가지산 정상-용수골 거쳐
다시 호박소휴게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코스를 생각해 냈다. 이번 산행은 아직 미답지인 주례골 묘향암에서
운문지맥 1080m봉까지 등로와 심심이골 가지산북서릉 초입부터 큰골합수점까지 등로를 답사하는 목적도 있다.
가을 아침햇살에 붉게 물든 가지산
가지산 주례골 구룡소폭포
주례골의 가을 풍경
1080m 전망바위에 올라왔던 능선과 주례골 그리고 주례골 오른쪽 백운산 조망
1080m봉에서 바라본 가지산 정상부(좌:북릉, 우:운문지맥 1180m봉, 우:중봉)-정상은 1180m봉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아랫재로 내려가다 만나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아랫재(사진 아래 파란점이 가운산장임)와 운문산 조망
가야할 심심이골과 가지산 북릉(오르쪽 암봉) 조망
가지산 북릉(좌 암봉), 정상(중앙), 1180m봉(우) 조망
아랫재 억새 너머로 보이는 가지산 북릉
가뭄에도 아랫재 샘터에는 샘물이 졸졸졸 나오네요
심심이골의 단풍 구경하세요
단풍이 어울어진 심심이골의 원시림
베어진 참나무
여기가 가지산 북서릉 초입입니다
심심이골의 가을 풍경
큰골 합수부의 심심이골 계곡 시작점
큰골 합수부(좌:학심이골, 우:심심이골)와 그 너머 가지산 북릉
큰골 합수부의 학심이골 계곡 시작점
학심이골의 가을 풍경 1
학심이골 제4폭포
학심이골 제3폭포 쌍폭
학심이골의 가을 풍경 2
학심이좌, 우골 합수부
학심이골 제2폭포 비룡폭포(학심이좌골)
학심이골 제1폭포 학소대폭포(학심이우골)
학심이좌골의 단풍
학심이좌골의 폭포
가지산 쌀바위의 가을 풍경
쌀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언양 방면 조망
쌀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가지산 정상부
쌀바위 정상 암벽 너머로 고헌산 조망
가지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릉
정상에서 쌀바위와 상운산 조망
정상에서 중봉과 그 너머 신불산 조망
정상에서 운문지맥 마루금 조망
용수골의 단풍
용수골의 가을 풍경
새벽안개가 잔잔하게 깔린 언양들녁을 지나 가지산으로 향하는데, 아침햇살을 받은 가지산을 보니 이미 정상부는
낙엽이 진 상태이고, 5부 능선 아래가 단풍이 절정인 듯 울긋불긋하다. 산행기점인 구국도 24호선 호박소휴게소
(제일관광농원)에 주차를 하고, 배낭을 메고 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주례골로 발걸음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주례골에서 먼저 산객을 만기는 명소는 폭포수가 대슬랩바위을 타고 흘러내리는 광경이 일품인 구룡소폭포인데,
가뭄때문에 그 멋진 풍광을 볼 수 없고, 낙엽만이 수북히 폭포를 덮고 있다. 묘향암을 지나 만나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등로로 접어들었다. 여기서부터 운문지맥 1080m봉까지는 초행길이다.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다보니 새롭게 쌓인 낙엽때문에 길이 뚜렷하지 않다. 나무에 붙어있는 시그널을 따라 올라가는데, 계곡에서
벗어나 능선을 타고 오르는 것이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 느낌이 든다. 그대로 능선을 향해 올라가니, 능선에서
희미한 등로를 만나게 되고, 다시 운문지맥 1080m봉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가니 이내 안부(805m) 사거리를 만나게
되었다. 안부에서 1080m봉까지는 한 30여분 된비알을 올라가야 한다.
1080m봉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오늘 날씨은 맑지만 연무로 시계가 불량하여 조망은 좋지 않다. 1080m에서
백운산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아랫재로 향해 내려가다보면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지난 10월 6일 영남알프스
역태극종주 3구간 산행시 아랫재에서 올라왔을 때 길이 왼쪽길(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길)이었으므로 이번에는
오른쪽길(암봉쪽으로 향하는 길)을 택해 내려갔다. 이내 등로에서 조금 벗어난 전망바위를 만나게 되고, 여기에
올라서니 정면으로 운문산과 아랫재가 손에 잡힐 듯하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운문북릉과 가지북릉 사이
심심이골이 한 눈에 조망된다. 또한 가지산 북릉과 그 오른쪽으로 가지산 정상부가 살짝 보인다.
아랫재 사거리에서 오른쪽 심심이골로 내려가다보면 억새 너머로 보이는 가지산 북릉의 암봉이 마치 난공불략의
성처럼 보이고, 이내 심심이골 원시림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아랫재에서 3~4분 거리에 아랫재 약수터가 있는데,
가뭄때문인지 물이 졸졸졸 나온다. 바가지에 그 물을 받아 한 모금 마시니 그 시원함이란... 심심이골은 작년 이맘
때쯤 가지산 북서릉을 산행하면서 처음 찾은 후, 오늘 두 번째 산행이다. 그 때 심심이골 단풍에 매료되어 오늘
다시 찾기되었는데, 여전히 단풍이 곱게 물들었지만 올해 극심한 가뭄때문인지 단풍도 제대로 들기 전에 잎이
말라 작년보다 못한 것 같다.
아랫재에서 대략 25~30여분 거리에 누군가가 겨우살이를 채취하기 위� 욕심에 톱으로 밴 참나무가 있는데,
이 베이진 참나무가 심심이골 산행의 중요한 확인점 역할을 한다. 여기서 한 5분 거리에 4개의 나무줄기에
녹색페인트로 원형 표시를 해둔 가지산 북서릉 초입이 있다. 북서릉 초입부터 큰골 합수점까지는 초행길이다.
북서릉 초입부터 대략 15분여 거리에 계곡을 가로질러 후 칡덩쿨이 덮고있는 집터가 만나게 되고, 다시 계곡을
가로질러 가면 숲길을 벗어나 길이 넓어지는데, 길 옆으로 큰 고무물통들이 버려져 있다. 아마도 고르쇠수액을
채취하기 위해 사용했다가 그대로 버려둔 것 같다. 이 청정계곡에 볼썽스러운 광경을 보니 갑자기 화가 치민다.
관할 행정기관서 수거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다.
차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길을 한참을 걸어 내려오니 큰골합수점을 도달하게 되었다. 그 동안 가지산북릉과
학심이골을 수 차례 산행하면서 큰골합수점 근처를 지나갔지만 합수점을 직접확인하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소폭으로
이루어진 큰골합수점은 학심이골과 심심이골의 물줄기가 각각 폭포에서 떨어져 폭포아래에서 만나는 형태이고
양 계곡을 나누어지게 하는 가지산북릉이 합수점 뒤에 우뚝솟아 있는 절경을 이루고 있었다.
학심이골의 접어들어서는 계곡산행을 감행했다. 큰골에서 학심이골로 올라가다보면 등로에서 벗어난 4폭포와
3폭포인 쌍폭을 보기위해서는 계곡산행을 해야한다. 4폭포는 폭포 위에 고사목이 있는 것이 특징이고, 쌍폭은
협곡 사이를 통과해야 폭포 아래로 갈 수 있어 계곡이 수량이 많을 때에는 쌍폭으로 접근할 수 없다. 쌍폭에서
계곡 상류로 올라가려면 암벽타고 폭포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쌍폭 위에서 계곡을 따라 15분 정도 올라가면 비룡폭포가 있는 학심이좌골과 학소대폭포가 있는 학심이우골이
만나는 합수점을 만나게 된다. 비룡폭포는 이 합수점 조금 위에 있으며 3단의 와폭으로 수량이 많을 때 굽이쳐
흐르는 폭포수가 마치 용이 꿈틀대며 하늘로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어 비룡폭포라 한다.
학소대 폭포로 가려면 비룡폭포에서 다시 합수점으로 되돌아가서 학심이좌, 우골 사이 등로를 따라 조금 올라가면
직벽이 있는 지점에서 직벽을 오르지 않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등로(학심이우골 계곡 왼쪽 등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 학소대 폭포는 수량이 많을 때에는 우렁찬 폭포 소리와 물안개가 온 계곡을 뒤덮는데, 가뭄 때문에 몇 줄기의
물줄기만 떨어져 그 위용을 잃어버렸고 폭포 아래 소에 가득한 낙엽만이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한다.
학소대 폭포에서 점심을 먹고 폭포 왼쪽 너덜지대를 따라 열려있는 등로을 따라 학심이좌골로 나와 계곡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여기도 심심이골처럼 단풍이 곱게 물들어 가을산행의 묘미를 물씬 느끼게 한다. 바위너덜
지대를 통과하다보니 특히 발디딤에 주의해야 했고, 등로가 뚜렷하지 않아서 두어 차례 등로를 벗어났다가 되돌아
오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바위너덜 지대를 벗어나자마자 산죽 사이로 난 된비알길을 한 30여분 올라가면 쌀바위
임도를 올라서게 된다. 지금껏 가지산 쌀바위를 여러번 지나갔지만, 쌀바위 정상으로 올라가본 적이 없어서 오늘은
작심을 하고 쌀바위 정상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짭은 구간의 암벽을 타고 올라간 쌀바위 정상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한 절벽 위에 올라서서 사방을 조망하는 기쁨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가지산 정상에 올라서니 연무로 인해 탁트인 명품 조망을 즐길 수는 없었지만 연무가 강한 가을 햇빛을 분산시켜
온 산을 타오르 듯 물들인 단풍과 어울어져 파스텔톤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운문지맥 너머로 서서히
기울어가는 햇살에 단풍은 더욱 붉게 빛나고 화짝 핀 억새는 보석처럼 반짝인다. 그렇게 어느 가을날 늦은 오후에
가지산 정상에 올라 나 홀로 호젓하게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한 후, 어두워지기 전에 하산을 완료하기 위해 바쁜
걸음으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가지산 정상과 중봉사이 안부인 밀양고개에서 우측(이정표:제일농원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 용수골 등로이다.
이 길은 밀양고개를 내려서자마자 바위너덜길이 시작되는데, 3년전 아내와 함께 이 코스로 한 차례 산행한 기억이
있다. 그 때 바위너덜길을 올라간다고 마누라에게 얼마나 욕을 얻어먹었는지... 밀양고개에서 한 40여분 가까이
바위너덜길을 내려가면 계곡을 가로지는데, 여기서부터 용수골 계곡산행이 이어진다. 용수골은 화려한 맛은 없지만
이름없는 소폭과 단풍이 어울어져 나름대로 깊어가는 가을의 향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미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하여 용수골 계곡 사진을 겨우 몇 장 찍은 후, 총총걸음으로 호박소휴게소에 도착하니 오후 5시 50분, 출발한지
꼭 10시간 동안의 가지산 가을 산행을 그렇게 마무리했다.
가지산 심심이골과 학심이골은 가지산에서 뻗은 험준한 운문지맥과 지룡산 능선이 감싸고 있고, 도로와 마을에서
멀다보니 접근이 곤란하여 인간의 의한 훼손이 거의 없는 말 그대로 심산유곡이라서 인간세상에서 모든 오염된
환경이나 소음 등은 아예 느낄 수 없다. 깊어가는 가을 곱게 물든 단풍을 바라보면서 청정계곡의 울창한 원시림
사이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계곡 물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세상사 모든 잡념들을 잊게 해 주어 내가
자연인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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