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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부리의 산행스케치

우중 재약산 사자평에서 놀기 본문

영남알프스/재약산군

우중 재약산 사자평에서 놀기

붕부리 2007. 10. 15. 22:07

1. 산행번호 : 07-36

2. 산행일시 : 2007년 9월 18일 화요일

3. 산행동행 : 나 홀로

4. 산행날씨 : 온 종일 운무, 간간이 안개비(시계 20~30m)

5. 산행코스 : 배내고개(11:00)-능동산(11:35~11:55)-샘물상회(13:10~13:20)-사자봉(14:00~14:25)-

                수미봉(15:15~15:20)-고사리분교터(15:55)-산들늪(16:20)-주암계곡쉼터(17:05~17:10)-

                샘물상회(18:00)-배내고개(19:00) 

 

  7월 20일 얼음골 용아능선 산행 후, 2달 가까이 영남알프스를 찾지 못했다. 그 동안 7월 28일 에베로리지 도전했다가 폭염으로 금강폭포에서 포기하고, 8월에 접어들어 폭염으로 산행을 잠시 쉬다가 여름휴가 후, 한달 동안 하루도 쉬는 날 없이 회사 근무를 하다보니 산행을 할 시간을 갖지 못했다. 9월 10일 한 달만에 찾아온 휴무일에 맞춰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문수산을 산행한 후, 9월 14, 15일 양일에 걸쳐 큰마을 먹고, 영남알프스 7개봉 종주를 도전해 볼려고 했었는데, 폭우로 계획을 포기해야만 했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재약산 사자평으로 억새 산행을 하기로 며칠전부터 계획했었는데, 제주도에 엄청난 피해를 준 태풍 나리의 여파로 오늘도 비가 내린다는 예보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간밤에 비가 조금내린 것 같다. 기상청 날씨정보는 보니 오후에는 갠다는 예보이다. 아내는 비가 오는데, 산행하지 말라고 하지만, 오늘 산행을 이대로 포기하면 추석연휴로 인해 10월되어야 산행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 나 홀로 배낭을 메고 배내고개로 향했다.

  배내고개 정상에 차를 주차하고, 가야할 능동산을 바라보니 구름속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오늘 산행은 능동산, 사자봉, 수미봉을 거쳐 고사리분교터에서 아직 미답지인 죽전고개를 넘어 죽전마을로 하산할 계획이다. 배내고개에서 능동산으로 오르는데, 이내 구름속으로 들어가 시계가 전망 20~30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능동산 정상 직전의 헬기장에서 한 무리의 산객분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지난 후, 이내 능동산 정상에 올라 증명사진 찍었다. 이 곳에서 한 20여분 동안 배낭 멜빵에 카메라케이스를 고정한다고 실랑이 하고, 쇠점골 약수터에서 바가지 속에 있는 민물가재와 또 한 5분 노닥거리다가 샘물상회로 바삐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쇠점골약수터에서 내려야 임도를 잠시 걷다가 다시 등산로를 따라 비에 젖은 키작은 수풀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다 보니 이내 온몸이 젖어들기 시작한다. 이대로 가면 안될 것 같아 다시 임도로 내려서 샘물상회까지는 임도를 따라 올라갔다.

  샘물상회에 도착하여 막걸리 한 잔을 하며 10여분 휴식을 한 후, 사자봉으로 올라가는데, 등산로 양옆으로 억새는 이미 다 피었지만, 빗물에 젖혀있는 관계로 아름다운 은빛 물결을 볼 수 없어 아쉽기만 하다. 사자봉이 가까워지자 제법 바람의 세게 불어 약간의 한기를 느낄 정도이다. 사자봉에 도착하여 따뜻한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한 후, 수미봉으로 향해 출발하였다. 사자재로 내려서는데, 지난 7월까지 철거되었던 털보산장 주막과 그 위쪽에 있는 주막이 다시 영업을 하는지 천막이 쳐져 있다. 수미봉을 향해 오르막을 오르는데, 중년부부 산객님이 조우하여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 분들은 표충사에서 고사리분교, 수미봉, 사자봉으로 거쳐 다시 표충사로 내려가신다고 한다. 수미봉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한 후, 서둘러 고사리분교터로 내려갔다.

  고사리분교터에서 죽전고개를 거쳐 죽전마을로 향하는 길은 초행길이다. 미리 산모듬님의 산행정보에서 죽전고개로 향하는 지도와 사진을 인쇄한 유인물을 보면서 조심조심 길을 찾아 나서는데, 오른쪽 다리의 고관절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산행을 하면서 무릎 통증은 가끔 있었으나, 고관절 통증을 오늘 처음이다. 아마도 수미봉에서 내려올 때 다리가 조금 심하게 벌어지면서 미끌어졌는데, 그 여파인 것 같다. 오른발을 움직일 때 마다 통증으로 걸음의 속도가 떨어진다. 임도갈림길에서 죽전고개를 향해 한 15분 정도 올라가니 고산습지임 <산들늪> 안내판과 함께 그 오른쪽 길로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줄이 쳐져 있다. 안내판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는데, 길 옆으로 난 물길을 따라 4~5m 깊이로 움푹 파여 마치 소협곡을 이루는 것 같다. 절개사면이 흙들이 향토빛이고, 풀이 자라지 않은 것을 보니 몇 년 사이에 파인 것 같아 보였다. 그것을 보니 새삼 물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느낄 수 있었다.

  산들늪 안내판을 지나 한 20여분 올라서는데, 아무래도 길을 잘못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냐다를까 잠시 후, 주암계곡쉼터 5분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이런 왕짜증!!! 지도와 사진이 보면서 내 딴에는 조심조심 길을 찾는다는 것이 불량한 시계로 지형지물을 확인할 수 없으니 길을 잘못 찾은 것이다. 아마도 산들늪 안내판에서 출임금지라고 되어있는 오른쪽길로 가야 죽전고개로 올라서는 길인 것 같다. 여기서 오른쪽 능선길을 따라 올라가면 죽전고개로 갈 수 있으나, 지금 시간이 16시 40분 지도상으로 보니 여기서 죽전고개까지는 30여분 거리인 것 같고, 다시 죽전고개에서도 죽전마을까지 40여분을 내려가야 한다니 도저히 죽전마을에서 17시 35분 출발하는 시내버스를 탈 수 없다. 곧 날도 어두워지는데, 혹시라도 또 다시 길을 잘못들면 큰일이다 싶어 길을 알고 있는 주암계곡쉼터에서 임도를 따라 알프스랜드를 거쳐 배내고개로 하산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쉼터를 향해 발걸음 옮기는데, 오른쪽 다리 고관절의 통증이 더 심해져 발걸음이 무겁기만하다.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스프레이 파스를 꺼내 고관절 부위에 뿌린 후, 알프스랜드로 향해 출발하였다.

  18시 샘물상회 입구 임도를 지나 배내고개를 향해 30여분 동안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데, 자동차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후 알프스랜드쪽에서 갤로퍼차가 내려온다. 차를 세우고, 배내고개까지 태워 줄것을 부탁하니 흔쾌히 타라고 하신다. 고관절 통증으로 걷기도 힘들고,  날도 어두워지는데, 구세주를 만난 기분이고,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차를 타고도 또 다시 30여분을 더 내려온 후에야 배내고개에 도착하게 되었다. 이미 시간은 19시 넘어가고, 짙은 안개속에 날은 완전히 어두워진 후 였다.

  오늘 산행은 두 달여 동안 산행을 쉬다가 다시 산행을 시작하면서 일단 산행에 적응하기 위해서 고저 차이가 심하지 않는 코스를 택해 산행 초반부에서는 비가 오는 가운데서도 즐겁게 산행을 했는데, 산행 후반부에 고관절 통증과 계획했던 코스에서 이탈하는 바람에 꽤나 힘들었다, 전방 2~30m 앞도 안 보이는 오늘같은 궂은 날씨에 초행길을 찾아가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는데, 그런 누를 범하다니....

오늘은 경험삼아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재약산 사자평 등산개념도

  

배내고개에서 바라본 배내골에는 구름이 짙게 깔려있고.... 

 

배내고개에서 능동산 등산로 초입 

 

능동산 정상석

 

 

능동산 아래 쇠점골 약수터 

 

약수터 바가지에 가재 한마리가 제 집인양 들어있네요 

 

억새는 피었는데.... 

 

연보라빛 가을 야생화(개쑥부쟁이 맞나요???)

 

사자봉 정상에서

 

사자봉 돌탑군 

 

바람에 날리는 젖은 억새 

 

수미봉 정상에서 

  

버섯 갓이 냄비뚜껑만하게 자랐네요 

 

사자평(고사리분교터)에 있는 샘(물이 고여 있어 식수로 사용은 곤란할 듯 하네요)

 

 

오늘 산행중 가장 좋은 날씨임다. 

 

죽전고개 갈림길 

 

산들늪 고산습지 안내판 

 

물길따라 소협곡이 이루고(아마도 옛날에는 길인 것 같은데) 

 

 주암계곡 쉼터와 죽전고개 갈림길 이정표

 

주암계곡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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